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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가을 -명선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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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17회 작성일 22-10-1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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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먼 여정을 떠났다.
치매 초기 증상으로 아득해져가는 엄마의 기억 때문에 앞으로 멀고 먼 길고 긴 여행을 더는 함께 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어렴풋한 예감, 코로나 때문에 삼 년 만에 미국에서 귀국한 언니와 엄마, 시어머님, 나. 여인 넷이 훌훌 집 나와 전라도 여행을 시작했다

작년 강진 일주일 여정에 좋은 인연이 되었던 명선하우스 여사님은 친정 엄마를 모시고 다시 찾은 나를 딸 온 듯 반갑다 시며 살갑게 챙겨주신다. 병어 조림, 갈치구이, 죽순무침, 파김치, 정성 가득한 전라도식 밥상을 받으시는 엄마. "평생 이렇게 날 위해 아침마다 정성스럽게 차린 음식상은 처음 받아봐요. " 감동의 인사를 건네신다.

엄마, 엄마, 엄마 부르면 무엇이든 해주던 우리에겐 기도였던  엄마는 이제 딸들의 이름을 부르고 또 부르신다. 간혹 앞서 걷는 큰 딸, 저 아이가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는 엄마.
서로 눈을 마주치면 울 것 같아 먼 곳을 보며 웃는다.

이 여행이 언제 끝나는 지, 하루 해가 질 때 쯤이면 내일이 있는 지, 엄마는 궁금하시다. 
부모와 자식, 형제로서가 아닌 한 시절의 인연으로 지구별에서 만난 우리 모두는 친구이며
아직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 *
출발 전부터 먹고 싶은 음식을 물어봐 주시고 어른들을 불편함없이 정성껏 가족으로 대해주신 명선하우스 두 분 선생님
따뜻한 마음 감사히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