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강진에서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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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로운 다산의 강진>
동해 바닷가 마을에서의 남도 여행은 여간 마음먹지 않으면 훌쩍 떠나기 어려운 아득한 거리이기에 늘 마음속에 품고만 있었다.
젊었던 때, 다산의 첫 유배지인 장기를 찾아 발자취를 꼼꼼히 취재하고 가슴저려하면서 부터 그의 사상이 집대성 된 강진 땅에 대한 그리움이 쌓여만 갔었지.
마침 강진 푸소 행사가 있다길래 마음속에 품고 있던 다산의 길을 만날 절호의 기회라 여기며 떠난 강진여행!
그리움이 등을 밀어 찾아간 강진 땅은 가슴 벅찬 기억을 가득 담을 만큼 보배로운 곳이었다.
다산초당과 동암, 서암, 정석을 새긴 바위, 다로, 연못, 흑산도에 유배간 형을 그리던 천일각, 백련사 가는 길. . .
어찌나 저술에 몰두했던지 팔이 움직여지지 않아 끈으로 묶어가며 집필했다던 그 많은 저술의 현장을 눈에 담을 수 있음에 그저 감사했던 시간들.
한획 한획 끌로 판 정석 글자가 새겨진 바위를 어루만지니 저절로 눈에 안개가 서렸다. 다산 개인으로서는 지극히 불행하고 참담한 강진의 시절이었지만 그의 저술이 후대에 크낙한 보배로움으로 남아있음에 그저 감읍할 따름임을.
다산박물관에서 여유당전서와 마주했을 때는 왜 그리 울컥했던지.
학자들은 나라가 위태로울 때 마다 다산의 사상은 더 빛이 나고 혜안을 제시해 준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체취가 남아있는 바위들과 나무, 풀꽃 하나에도 눈을 맞추고, 물소리 새소리 들으며 오래오래 바장였던 서늘하고 푸르른 초당의 기억이 오래오래 내 안에 자리 잡으리라.
<아름다운 강진>
드넓게 펼쳐진 강진만 갈대숲에서 수많은 새들과 짱뚱어, 도둑게들을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지. 어느 항구보다 아름다웠던 마량항, 이른 아침의 담백한 무위사의 한없이 깊은 정적과 아름드리 느티나무, 백운동원림과 월남사지의 탑의 어깨위로 빗겨 보이는 월출산의 호쾌한 능선이라니.
어디로든지 발길 닿는대로 갈 수 있어 찾아간 해남의 대흥사와 윤선도 유적지,미황사와 달마고도를 자박자박 걸어 올라갔던 도솔암에서의 가슴을 탁쳤던 순간. 바위산 끝자락 좁은 터에 겨우 한사람이 누울 수 있을 크기의 작고 또 작은 암자 도솔암. 그 곳에서 더없이 고요롭고 충만했던 시간들.
<향기로운 강진>
탐진강 유역을 끼고 펼쳐진 익어가는 벼들의 색감은 그지없이 황홀하여 그저 감탄만 연발하였다. 새벽 산책길에서 만난 안개 속 벼들의 색감은 환상적이어서 익은 벼에서 향기가 나는 듯 했다.
시월의 강진 땅은 어디에서도 감미로운 냄새가 감돌았다.
영랑생가에서도 가우도 출렁다리에서도 사의재 부근에서도 방대한 규모의 전라병영에서도 강진다원의 차밭에서도 그 향기는 내내 우리를 따라 다녔다.
금목서, 은목서의 설명할 수 없는 그 감미로운 향기는 강진을 떠 올릴 때 마다 그리움처럼 떠 오르리라.
다시 또 가고 싶은 곳, 강진!
동해 바닷가 마을에서의 남도 여행은 여간 마음먹지 않으면 훌쩍 떠나기 어려운 아득한 거리이기에 늘 마음속에 품고만 있었다.
젊었던 때, 다산의 첫 유배지인 장기를 찾아 발자취를 꼼꼼히 취재하고 가슴저려하면서 부터 그의 사상이 집대성 된 강진 땅에 대한 그리움이 쌓여만 갔었지.
마침 강진 푸소 행사가 있다길래 마음속에 품고 있던 다산의 길을 만날 절호의 기회라 여기며 떠난 강진여행!
그리움이 등을 밀어 찾아간 강진 땅은 가슴 벅찬 기억을 가득 담을 만큼 보배로운 곳이었다.
다산초당과 동암, 서암, 정석을 새긴 바위, 다로, 연못, 흑산도에 유배간 형을 그리던 천일각, 백련사 가는 길. . .
어찌나 저술에 몰두했던지 팔이 움직여지지 않아 끈으로 묶어가며 집필했다던 그 많은 저술의 현장을 눈에 담을 수 있음에 그저 감사했던 시간들.
한획 한획 끌로 판 정석 글자가 새겨진 바위를 어루만지니 저절로 눈에 안개가 서렸다. 다산 개인으로서는 지극히 불행하고 참담한 강진의 시절이었지만 그의 저술이 후대에 크낙한 보배로움으로 남아있음에 그저 감읍할 따름임을.
다산박물관에서 여유당전서와 마주했을 때는 왜 그리 울컥했던지.
학자들은 나라가 위태로울 때 마다 다산의 사상은 더 빛이 나고 혜안을 제시해 준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체취가 남아있는 바위들과 나무, 풀꽃 하나에도 눈을 맞추고, 물소리 새소리 들으며 오래오래 바장였던 서늘하고 푸르른 초당의 기억이 오래오래 내 안에 자리 잡으리라.
<아름다운 강진>
드넓게 펼쳐진 강진만 갈대숲에서 수많은 새들과 짱뚱어, 도둑게들을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지. 어느 항구보다 아름다웠던 마량항, 이른 아침의 담백한 무위사의 한없이 깊은 정적과 아름드리 느티나무, 백운동원림과 월남사지의 탑의 어깨위로 빗겨 보이는 월출산의 호쾌한 능선이라니.
어디로든지 발길 닿는대로 갈 수 있어 찾아간 해남의 대흥사와 윤선도 유적지,미황사와 달마고도를 자박자박 걸어 올라갔던 도솔암에서의 가슴을 탁쳤던 순간. 바위산 끝자락 좁은 터에 겨우 한사람이 누울 수 있을 크기의 작고 또 작은 암자 도솔암. 그 곳에서 더없이 고요롭고 충만했던 시간들.
<향기로운 강진>
탐진강 유역을 끼고 펼쳐진 익어가는 벼들의 색감은 그지없이 황홀하여 그저 감탄만 연발하였다. 새벽 산책길에서 만난 안개 속 벼들의 색감은 환상적이어서 익은 벼에서 향기가 나는 듯 했다.
시월의 강진 땅은 어디에서도 감미로운 냄새가 감돌았다.
영랑생가에서도 가우도 출렁다리에서도 사의재 부근에서도 방대한 규모의 전라병영에서도 강진다원의 차밭에서도 그 향기는 내내 우리를 따라 다녔다.
금목서, 은목서의 설명할 수 없는 그 감미로운 향기는 강진을 떠 올릴 때 마다 그리움처럼 떠 오르리라.
다시 또 가고 싶은 곳, 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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